2024년 11월 10일 평신도주일 강론자료
배우 김태희가 2024년 평신도주일 명동성당에서 저녁 7시 미사 강론을 하게 되 이슈이다.
신앙 정보
연예인
👉김태희 베르다
2017년 1월 19일 옥수동성당에서 혼배미사를 통해 결혼을 했다.
웨딩드레스는 스타일리스트가 직접 만들었다고 말했다.
평신도 주일 강론자료
약 7~8분걸린 강론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김태희 베르다>입니다.
우선 제가 이자리에 왜 서있는지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거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오늘 일요일이라서 저도 하루종일 집에 있는 아이들과 땀 뻘뻘 흘리며 씨름하다 일곱 시 미사시간 거의 빠듯하게 맞춰왔는데요. 여기 오신 모든 분들도 귀한 주일 저녁 미사시간 함께 할 수 있게 돼서 너무너무 감사드리고 반갑습니다.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오늘이 <평신도 강론주간>인데 명동성당 진슬기 신부님의 권유가 한달전쯤에 있었고 제가 처음에 느낀 반응은 너무나 낯설고 살짝 두렵기까지 해서 어떻게 거절해야하나는 생각부터 있었어요. 근데 일주일이 지나고 이주일이 지나고 신부님이 말씀하신 날짜가 다가오자 무슨 내용으로 어떤 강론을 해야 할지 생각본적조차 없는데 그냥 이건 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했습니다. 거창하거나 특별할 건 없지만 그냥 한 사람의 신자로서 그리고 감히 인생과 신앙의 선배로서 제가 신앙생활을 하며 느낀 개인적인 생각들을 솔직히 말씀드리자는 편안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한테 성당에 왜 다니느냐 하느님을 왜 믿느냐고 누가 질문을 한다면, 저는 다른 부연설명없이 단순하게 <행복> 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저에 대해서 많이 알다시피 학창 시절에 모범생으로 살면서 열심히 살면서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는 기쁨도 맛봤고, 정말 운 좋게 많은 인기를 얻어서 사람들의 사랑도 듬뿍 받아봤고 지금은 세상 그 누구보다 소중한 두 딸을 얻어서 늘 꿈꾸던 화목한 가정을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40년이 넘는 세월동안 매 순간이 늘 행복하고 걱정 없고 좋았던 것만은 결코 아니에요. 당연한 이야기 이긴 하지만 삶 속에서 수많은 고민과 갈등과 힘듦이 여러분들과 똑같이 당연히 있어왔고 아주작고 사소한 주변사람의 갈등에서부터 반드시 해결되어야만 하는 큰 사건들도 종종 겪으며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어떤 날은 모든 게 무의미해 보이고 무기력해지는 날들도 가끔 찾아옵니다.
그런 제가 가장 힘이 되어주는 존재는 <하느님>이었던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을 믿는다고 생각했던 저도 때때로 정말 하느님이 계신지.. 계시다면 어떤 분이신지.. 하느님이 나에게 바라는 모습은 어떤 건지.. 내가 이런 상황을 겪계한 하느님의 뜻은 과연 무엇인지 궁금증이 커져 갈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혼자 성경을 펴보면 한글로 된 성경인데 왜 이렇게 눈에 안 들어오고, 읽어도 이해가 안 가는지...
답답해 와던 와중에 그 당시 옥수동 보좌신부님으로 계시던 진슬기 신부님께서 성서 나눔 모임에서 이번에 요한복음을 새로 들어갈 건데 함께하면 어떻겠냐고 먼저 말씀해 주셨어요. 그 당시 2011년이었고, 제 또래 자매들 2명과 함께 소규모 성서모임이라는 걸 시작하게 됐습니다. 성경을 정해진 분량만큼 읽고 교재에 있는 질문에 답하면서 한 번 더 정독하고 모임 때 성경구절에 대한 각자의 생각과 체험구절들을 나눴습니다. 나 혼자 성경을 읽었다면 아무리 여러 번 읽어도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고, 그 참뜻을 알지 못하니 어떤 감흥이나 깨달음도 얻지 못했을 거예요. 아니 혼자서 성경을 꾸준히 읽어나가는 것 자체가 실현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성서모임>은 제 삶에 있어서 가장 즐겁고 흥미롭고 힐링이 되는 시간이 되어있었습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겪은 너무나 기쁜일들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처음과 똑같이 기쁘진 않습니다. 점점 익숙해지고 희미해지기 마련이죠. 새로운 고난과 어려운 과제들이 생겨납니다. 일상에 삶 속에서 내가 가장 기대고 의지하며 힘을 낼 수 있게 살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은 저 개인적으로는 그래요. 하느님은 이 순간에도 나를 사랑하신다는 믿음입니다.
사람은 참으로 간사하고 특히 저는 좋은일이든 나쁜 일이든 지난 일을 너무나 쉽게 잊어버리는 편이에요. 그래서 주기적으로 가는 성서모임이 저를 늘 깨어있게 하는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 몇 달이 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요한복음을 마무리하고 나서 진슬기 신부님은 로마로 발령 나서 몇 년을 계셨고, 그사이 저뿐만 아니라 저와 함께 했던 두 자매도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기르느라 바쁘게 살다 보니 거의 십수 년이 흘렀습니다. 애들 키우다 보니 매주 미사에 참석하는 것도 버거운데 감히 성서모임을 한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조금씩 아이들이 커가고 살짝 한숨 돌릴 틈이 생기게 되니까 오래전 했던 성서모임이 그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계속 연락을 하고 있던 진신부님과 그때의 멤버들에게 재가 먼저 손을 내밀었을 때 다들 감사하게도 흔쾌히 다들 모여 각자의 귀한 시간을 내줬습니다. 그렇게 2~3주에 한 번을 모여 더디지만 뜻깊은 시간을 가지며 최근에 창세기를 끝냈고, 지금은 탈출기를 읽는 중입니다.
성경은 대부분 신자들에게 혼자서 읽고 그 뜻을 이해하기엔 굉장히 어려운 책일수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을 읽어야만 하느님과 진정으로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성경을 통해 듣는 하느님의 말씀은 제 삶의 길잡이가 되고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줍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첫 성서모임에서 읽은 요한복음가운데 제 마음에 특별히 와닿은 구절을 나누고 싶습니다. " 바람은 제가 불고싶은데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듣고도 어디로 불어와서 어디로 간지를 모른다. 성령으로 난 사람은 누구든지 이와 마찬가지다." 요한복음 3장 8절 말씀입니다. 영으로 충만한 사람은 바람과 같이 자유롭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그 말씀대로 어떠한 제약도 없이 일히일비하지 않으며 살고 싶습니다. 나를 이끄시는 데로 하느님뜻에 따라 순종하며 살면 행복하다는 것을 저는 압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우리가 행복하기를 세상에서 가장 간절히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바람은 불고싶은데로 분다. 성령으로 난 사람은 누구든지 이와 같다. 감사합니다.
관련 신부님
✔️✔️✔️진슬기 신부와 교황님의 책은 다음글에서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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