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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대교구 옥현진 대주교 5.18기념미사 강론
2025년 5월, 광주대교구에서 5·18 민주화운동 기념미사가 봉헌되었습니다.
이날 미사에서는 옥현진 대주교가 직접 강론을 전하며 아래와 같은 메시지를 남기셨습니다.
🔻아래에서 자세히🔻

강론 읽어보기
올해는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된 지 80주년이 되었고.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 지 4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다는 체험을 실감하면서 슬픔의 역사도 반드시 기억해야 함을 배웁니다. 다가오는 민주화 운동 50주년 100주년의 역사도 우리 광주대교구는 지킴이 역할을 진실되고 충실하게 수행할 것입니다. 사회 사목 국장에게 이번 45주년에 꼭 교우들에게 전달해야 할 이야기가 있는지 물었더니, ‘투표만 잘하면 된다’고 답하였습니다. 우리는 한 사람의 책임자가 짧은 시간에 나라를 얼마나 망가트릴 수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았습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주어진 주권행사를 현명하게 잘하시리라 믿습니다.
제2 독서의 묵시록은 희망의 메시지를 선포합니다. 하느님께서 친히 우리와 함께 계시고 우리의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며, 다시는 죽음도 슬픔도 울부짖음도 괴로움도 없을 것이라는 희망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단순히 서로 사랑하라는 윤리적 가르침에 그치지 않습니다. 지금 여기 존재하는 불의와 부조리, 상처와 절망, 폭력과 죽음에 대한 항거이고 투쟁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사랑하신 것처럼 이웃을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인간이 죄와 죽음의 그늘에서, 고통과 절망의 심연에서 벗어나기를 간절히 바라셨습니다. 그렇기에 당신의 목숨까지도 내어주는 사랑으로 사랑하셨습니다. 우리의 눈에서 흐르는 모든 눈물을 닦아주시기 위해서 말입니다. 복음은 오늘 나에게 묻습니다. 나는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우리가 형제와 이웃의 삶에서 죽음과 슬픔, 울부짖음과 괴로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우리는 기도를 간절히 청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처럼 간절한 마음으로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80년 5월 광주의 학생들과 시민들은 군인들의 총칼에 쓰러지는 평범한 우리 이웃들을 구해야 한다는 마음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총칼로 사람을 죽이는 폭력에 맞서 분연히 일어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시민들은 지금 나서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도청을 사수하던 청년들도 죽음이 두려웠지만, 나 혼자 살려고 차마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동료들의 쓰러진 주검들을 그대로 두고 자신만 살기 위해 떠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당시 가냘픈 여인 목소리의 가두방송은 광주시민들의 가슴을 때리고 있었습니다. “광주시민 여러분 지금 우리 형제자매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도청으로 나오셔서 우리 형제자매들을 살려 주십시오. 함께 나와 싸워주십시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를 기억해 주십시오”. 그 가두방송 때문에 간첩 누명을 쓰고 계엄군에게 붙잡혀 모진 고문을 당했던 전옥주씨는 이듬해 사면조치로 풀려났지만, 고문 후유증과 트라우마로 평생을 고통스럽게 보내야만 했습니다. 그녀는 안타깝게도 이렇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내가 죄인입니다. 정말 내가 방송을 안 했다면, 시민의 죽음이 줄어들었을 것이고, 계엄군의 말처럼 이렇게 크게 확대되진 않았을 것 아닙니까. 그래서 내가 죄인입니다. 죽을 때까지... 왜 내가 방송을 했을까 해요.” 이렇게 마음고생까지 하셨던 전옥주씨는 4년 전에 별세하셨습니다.
주님께서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우리에게 당신 생명을 내어주신 것처럼, 5.18 당시에 학생들과 시민들도 쓰러진 형제자매들을 생각하며 그들 곁을 지키려고 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병원으로 한달음에 달려가 부상자들을 위해 긴 시간 줄을 서며 헌혈을 하고 그들의 생명을 구하는데 작은 보탬이라도 되려 했습니다. 생사가 오가는 어려움 속에서도 물과 주먹밥을 나눠 먹으며 진실로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살아남은 광주시민들은 죽은 이들에 대한 죄책감을 45년 동안 간직한 채 오늘도 그들을 기억하며 추모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쉽게 이뤄지지 않습니다. 이 땅의 수많은 젊은이와 애국시민의 힘으로 이뤄집니다. 역사의 산 증인들로서 우리는 5.18 정신을 계승해야 할 사명이 있음을 인식하고, 그 책무를 기꺼이 수행해야 함을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출처 광주대교구 공식 공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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